필자의 고향은 인천이다.
굳이 고향을 밝히는 이유는 맛집 선정에 대한
편견이 들어있을까 하는 생각이 있을까 해서이다.
필자는 여행을 좋아하는데, 대부분의 여행을 가족과 함께 다닌다.
아이들이 어렸을때부터 국내, 국외를 가리지 않고
많이 다니려고 노력했고 본가 부모님, 처가 장모님도
가끔은 모시고 가려고 노력한다.
이번에는 장모님을 모시고 2024년 2월에 갔던
청송 여행중에 갔던 기억에 남는 식당을 포스팅하려고 한다.
회사 업무상 출장도 많이 다니고 여행도 많이 다녀서
수도권과 지방의 식당들은 나름 많이 다녔는데,
출장이나 여행을 가면 호남지방에서는 크게 걱정을 하지 않는다.
여행중에는 맛집을 찾아서 다니기도 하지만 웬만한 식당에 들어가도
중간 이상은 하고 반찬도 다양하기 때문에 특이한 집을 찾지 않는 이상
가끔은 그냥 지나가다가 괜찮아보이는 식당에 들어가서 식사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남지방(경상도)으로 여행이나 출장을 갔을때는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필자가 경상도에 특별히 나쁜 감정이나 인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경상도분들을 싫어하지도 않지만, 음식에 있어서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청송 여행을 준비하면서도 가족들에게 '경상도는 음식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마음편하다. 재료를 아끼는 것도, 나쁜 것을 쓰는 것도 아니지만
짜거나 맵기만 하고 맛이 없는 경우가 너무 많다.'라고 엄포를 놓았다.
필자의 속마음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검색을 통해 청송 맛집들을 찾아보았지만, 청송은 워낙 시골이라
그런지 맛집이라고 소개되는 식당이 몇개 없었다.
청송에서 유명한 음식이 약수를 이용한 닭불백숙인 것같은데,
유명한 식당들은 주로 달기약수 인근에 있는 식당들이었는데
오래되기도 한 것같고 메뉴나 가격도 대동소이했다.
신촌약수 인근에도 유명 식당들이 있었는데,
유명인이 다녀간 곳도 있었고 방송 탄 식당들도 있었다.
필자의 가족중에 휠체어를 타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식당 선정 기준은
몇가지가 있었는데
1.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넓은 실내공간
2. 계단이 없거나 많지 않을 것
3. 맛있어보이고 재료가 신선해보일 것
이 정도였는데, 이런 기준에 만족하는 식당은 달기약수쪽보다는
신촌약수쪽에 있는 '신촌꽃돌식당'이었다.
사실 닭백숙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기때문에
유명한 식당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신촌꽃돌식당은 진보면에서 차로 10분 정도 가면 식당들이
죽 늘어서 있는 맨 가장자리에 있다.
신촌약수는 청송군 진보면 신촌동에 있는 약수로
PH 5.8~6.3 정도이고 국도 34호선 중간에 있다.
신경통과 위장병, 부인병, 피부병 등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지며
맛이 무겁고 독특하다고 알려져있다.
철과 망가니즈가 높게 함유되어있고 리튬이 함유되어있다고 하는데
리튬은 치매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식당 주차장에 내리면 주차장 한켠에 약수 원탕이 흘러나오고 있다.
작은 바가지로 한입 떠먹었는데, 사이다에서 설탕을 완전히 빼고
탄산도 거의 제거한 듯한 맛이 나서 딸내미는 절대 다시 안먹겠다고
고개를 저었지만, 장모님은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따로 한병을 받아가셨다.
검색한대로 식당은 실내공간이 넓어서 휠체어가 들어가기에도
무리가 없었고 남자 사장님은 좀 당황하셨지만, 여자 사장님의 안내로
넓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5명인 우리 가족은 닭불백숙 4인분(각 17,000원)과
닭날개봉 구이 1인분(17,000원)을 주문했다.
간단한 반찬과 싱싱한 상추와 깻잎이 깔리고
닭떡갈비가 나왔다. 닭불백숙은 닭떡갈비와 닭백숙이
함께 나오는 메뉴이다.
닭떡갈비는 경상도답게 살짝 간이 있었지만 거슬리지 않았고
조금은 빨간색임에도 많이 맵지는 않았고 특히 상추에 싸서
먹으니 맛이 훨씬 살아났다.
잠시 후 나온 닭날개봉구이는 숯불에 구운것으로 보이는데
따뜻하게 나와서 곧바로 먹으니 맥주가 생각났다.
아이들도 장모님도 모두 잘 먹어서 흐믓해하고 있는데
메인메뉴인 닭백숙이 나왔다.
닭백숙은 한사람에 냉면그릇으로 한그릇씩 나왔는데
아주 커다란 닭다리가 허벅다리를 지나 거의 반마리 정도
들어있었고 녹두가 많이 들어서 고소하고 몸보신이 되는
느낌이 절로 들었다.
우리는 닭불백숙 4인분을 주문했는데, 사장님이 5명 모두
먹으라고 닭백숙 1그릇을 더 주셔서 맛에도 정에도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식사량이 많지 않은 장모님도 한그릇 뚝딱 비우셨고
다이어트 한다던 집사람도 닭떡갈비와 닭백숙을 한방울도
남기지 않고 싹싹 먹었다.
경상도 음식은 맛없다는 선입견은 이제 잊어버려도 될 것 같다.
최소한 청송에 가면 믿고 먹을 수 있는 식당이 하나는 생긴 것같아
기분이 좋았다.
두명이 가면 어쩔수 없지만, 여러명이 가면 닭날개봉 구이도
꼭 드셔보시길 추천한다. 한명이 희생하고 맥주 한잔 곁들이면
금상청화일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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