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오랫만에 힘든 가정사를 가진 분들을 만났다.
와이프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10년 넘게 병원에 입원해 있는 분.
아들내미가 발달,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힘든데
와이프하고 갈등으로 이혼까지 한 분.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있는 공통점이 있어서 마음편하게
만나서 마음 속의 말을 하게 된 것이 이제는 10년 정도
1년에 두세번 만나서 소주 한 잔 하는 사이가 되었다.
다들 서울에 살지 않으니 서울은 잘 모른다고 필자에게
장소를 잡으라고 해서 거의 필자가 장소를 정하는데
어제는 남영역 부근의 '원동미나리삼겹살'을 다녀왔다.
원동미나리삼겹살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미나리를 삼겹살과 함께 구워먹는 컨셉인데
대패삼겹살, 냉삼, 생삼겹 등을 팔고 있다.
이상하게 요즘 필자가 냉삼에 맛을 들여서
냉삼집에 자주 가게 되는 것같다.
원동미나리삼겹살은 워낙 인기가 많아서
금요일이나 주말 저녁에 가면 1시간 웨이팅은 기본이라고 한다.
어제는 목요일이라 좀 덜하기는 했지만,
필자가 들어가고 나서 조금 있으니 자리가 꽉차고
웨이팅이 시작되었다.
필자는 출장을 갔다가 일찍 끝나는 바람에
5시반에 식당에 들어가서 다행히 웨이팅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인원수를 얘기하고 안내된 자리에 앉으니
물과 반찬(김치, 콩나물, 파절이, 장아찌)과 함께
기본 세팅으로 숙주와 상추, 고추 그리고
이 식당의 주인공인 미나리를 갖다준다.
위의 모든 반찬은 셀프로 가져다 먹으면 되는데
미나리만은 추가 주문을 해야 한다.
(추가 주문 6,000원)
말한대로 냉삼을 애정하는 필자는 냉삼(1인분 13,000원)을 주문했다.
딱 냉삼의 그 맛이다.
전에 동네에 새로 생긴 냉삼집보다는 조금 두꺼웠는데
동네 냉삼이 1인분에 7천원인걸 생각하면
가성비는 우리 동네 맛집의 승리.
(강서구 가양동 새로 생긴 냉삼 맛집 차돌이삼돌이 바로가기)
하지만, 분위기는 원동미나리를 따라갈 수가 없다.
학교 부근이라 젊은 손님들도 많고 취해서 왔다갔다하는 사람도 없다.
삼겹살과 쏘주를 실컷 먹고 마무리는 이 집의 별미인
'오이소박이냉국수'(7천원).
이건 완전 시그니쳐 메뉴이다.
이 집에 간다면 꼭 먹어보기를 추천한다.
오이소박이 국물에 살얼음이 같이 있어서
고기의 느끼함을 쫙 잡아준다.
다만, 차가우니 너무 많이 먹으면 배가 살살 아플수도 있다.
남영역, 숙대입구역 인근의 맛집인 원동미나리삼겹살을 갈때
한가지 주의점이 있다.
바로 입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남영역 1번 출구에서 나와서 남영삼거리에서
서울역 방향으로 건널목을 건너자마자 있기는 한데,
입구가 너무 작아서 그냥 지나치기가 쉽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안경점과 만두집 사이에 좁은 공간으로 들어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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